그림 / 김 정 화 2 그릇 6 / 오 세 영 그릇에 담길 때 물은 비로소 물이 된다 존재가 된다 잘잘 끓는 한 주발의 물 고독과 분별의 울안에서 정밀히 다져가는 질서 그것은 이름이다 하나의 아픔이 되기 위하여 인간은 스스로를 속박하고 지어미는 지아비에게 빈 잔에 차를 따른다. 엎지르지 마라, 업질러진 물은 불이다 이름없는 욕망이다. 욕망을 다스리는 영혼의 형식이여, 그릇이여 모순의 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