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꽃의 기도 / 강은교 그림 / 조 청 수 그 꽃의 기도 / 강은교 오늘 아침 마악 피어났어요 내가 일어선 땅은 아주 조그만 땅 당신이 버리시고 버리신 땅 나에게 지평선을 주세요 나에게 산들바람을 주세요 나에게 눈 감은 별을 주세요 그믐 속 같은 지평선을 그믐 속 같은 산들바람을 그믐 속 같은 별을 내가 피어 있을 만큼만 내가 일어서 있을 만큼만 내가 눈 열어 부실 만큼만 내가 꿈꿀 만큼만 문학이야기/명시 2021.12.03
사람에게 묻는다 / 휴틴 그림 / 이 형 미 사람에게 묻는다 / 휴틴 땅에게 묻는다 땅은 땅과 어떻게 사는가? 땅이 대답한다 우리는 서로 존경하지 물에게 묻는다 물과 물은 어떻게 사는지? 물이 대답한다 우리는 서로 채워주지 사람에게 묻는다 사람과 사람은 어떻게 사는지? 스스로 한번 대답해 보라 휴틴(1942~) 베트남 작가, 미국과 전쟁당시 해방군 전사로 참전하여 중령까지 승진한 전쟁영웅이기도하다. 시집 (겨울 편지) 대표 시집 시집 / 매일 시 한잔 (두 번째) 저자 / 윤동주, 배정애 문학이야기/명시 2021.11.27
땅에게 바침 땅에게 바침 / 나호열 당신은 나의 바닥이었습니다 내가 이카루스의 꿈을 꾸고 있던 평생 동안 당신은 내가 쓰러지지 않도록 온몸을 굳게 누이고 있었습니다 이제야 고개를 숙이니 당신이 보입니다 바닥이 보입니다 보잘 것 없는 내 눈물이 바닥에 떨어질 때에도 당신은 안개꽃처럼 웃음 지었던 것을 없던 날개를 버리고 나니 당신이 보입니다 바닥의 힘으로 당신은 나를 살게 하였던 것을 쓰러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문학이야기/명시 2020.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