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정 금 상
담장 안 목련 / 강 애 란
지난밤
담장 아래로 내려앉은 그녀
한껏 피었다가
몇 날이나 허허롭게 웃었을까
구름 속 달빛의 손길
그녀의 귓가를
입술을
두 뺨을 쓸어내릴 때
온몸 흔드는 꽃샘바람에 휘청거리며
몇 날이나 소리 없이 울었을까
떨어지는 꽃잎들
담장 안은
한철 머물다 가는 장례식장이다
시집 : 조금 쉬어가며 웃어요
<강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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