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그대여 절망이라 말하지 말자 / 도종환

푸른 언덕 2020. 11. 19. 19:08

그대여 절망이라 말하지 말자 / 도종환

그대여 절망이라 말하지 말자

그대 마음의 눈녹지 않는 그늘 한쪽을

나도 함께 아파하며 바라보고 있지만

그대여 우리가 아직도 아픔 속에만 있을 수는 없다

슬픔만을 말하지 말자

돌아서면 혼자 우는 그대 눈물을 우리도 알지만

머나먼 길 홀로 가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지 않는가

눈물로 가는 길 피 흘리며 가야 하는 길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밤도 가고 있는지

그대도 알고 있지 않는가

벗이여 어서 고개를 들자

머리를 흔들고 우리 서로 언 손을 잡고

다시 일어서 가자

그대여 아직도 절망이라고만 말하지 말자

도종환 시인

1954년 충북 청주 출생

충북사범대학 국어국문과 졸업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에

시 <고두미 마을에서>를 발표하고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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