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미술이야기/공연 및 전시회

나 홀로 길을 나선다

푸른 언덕 2020. 8. 8. 08:38

 

나 홀로 길을 나선다 / 미하일 레르몬토프

 

나 홀로 길을 나선다

안개 사이로 비치는 자갈길로

고요한 밤 황야는 신을 맞이하고

별과 별이 이야기를 나눈다

 

하늘은 장엄하고 경이롭고!

땅은 푸르게 빛나며 잠들어 있다.....

한데 난 왜 이렇게 가슴 아프고 외로울까?

나 뭘 기다리는 걸까? 뭘 애석해 하는 걸까?

 

나 삶에서 이미 무엇도 기다리지 않고

지나간 그 무엇도 애석해 하지 않는다

내가 찾은 건 자유와 평온!

그저 나를 잊고 잠들었으면!

 

하나 무덤의 차가운 잠 말고

가슴속에 삶의 힘이 꿈꾸고

가슴이 숨 쉬며 고요히 부풀어 오르게

그렇게 영원히 잠들었으면

 

밤이나 낮이나 달콤한 목소리

사랑을 노래해 내 귀를 어루만지고

내 위로 영원히 잎을 피우는

울창한 참나무 몸을 숙이고 설렁이었으면

 

미하일 레르몬토프 (러시아 시인. 소설가. 1814-1841년)

 

 

하일 쿠가츠, 먼 길, 2014,카드보드에 유채

 

 

한 여인 뒤에 다리가 보인다.

그녀는 오랫동안 그녀가 살았던 숲에서 다리를 건너

그녀가 갈망하고 꿈꿔왔던 자유를 찾아서 넓은 세상

으로 나왔다. 거기에는 아주 넓은 길이 놓여있었다.

조금은 두렵기도 했지만 그녀의 가슴을 부풀게 했던

꿈을 찾아 나선다

그녀가 찾는 건 자유와 평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