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또 기다리는 편지 / 정 호 승

푸른 언덕 2021. 12. 24. 18:17

그림 / 최 수 란





또 기다리는 편지 / 정 호 승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로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정호승 시집 /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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