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상사화 / 홍해리

푸른 언덕 2021. 11. 18. 19:02

 

그림 / 김 정 수

 

 

상사화 / 홍해리

 

내가

마음을 비워

네게로 가듯

 

너도

몸 버리고

마음만으로

내게로 오라

 

너는

내 자리를 비우고

나는

네 자리를 채우지

 

오명 가명

만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가는 길이 하나이기 때문

 

마음의 끝이 지고

산 그늘 강물에 잠기우듯

 

그리움은

넘쳐넘쳐 길을 끊나니

저문저문 저무는 강가에서

 

보라

저 물이 울며 가는곳

멀고 먼 지름길 따라

골비한 영혼 하나

낯설게 떠도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