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히말라야 4

이별 Der Abschied / 괴테​​

그림 / 윤세호 ​ ​ ​ ​ 이별 Der Abschied / 괴테​ ​ ​ ​ 이별의 말은 입이 아닌 눈으로 하리라. 견디기 어려운 이 쓰라림! 언제나 굳건히 살아왔건만. ​ 달콤한 사랑의 징표도 헤어질 때는 슬픔이 되는 것을. 너의 키스는 차가워지고, 너의 손목도 힘이 없으니. ​ 슬쩍 훔친 키스가 그때는 얼마나 황홀했던지! 이른 봄에 꺾었던 오랑캐꽃이 우리들의 기쁨이었던 것처럼. ​ 너를 위해 다시는 꽃도 장미도 꺾지 않으리. 프란치스카여, 지금은 봄이라지만 나는 쌀쌀한 가을 같구나.​ ​ ​ ​ ​ 괴테 시집 / Johann Wolfgang von Goethe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 ​ ​ ​ ​ ​

소금 성자 / 정일근

낙산해수욕장 ​ ​ ​ ​ ​ 소금 성자 / 정일근 ​ ​ ​ 히말라야 설산 높은 곳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받아 물속에 숨어 있는 소금을 받아내는 평생 노역이 있다 소금이 무한량으로 넘치는 세상 소금을 신이 내려주는 생명의 선물로 받아 소금을 순금보다 소중하게 모시며 자신의 당나귀와 평등하게 나눠 먹는 사람이 있다. ​ ​ ​ ​ ​정일근 시집 / 소금 성자 ​ ​ ​ ​

히말라야의 노새 / 박경리

그림 / 박 순 애 ​ ​ ​ 히말라야의 노새 / 박경리 ​ 히말라야에서 짐 지고 가는 노새를 보고 박범신은 울었다고 했다 어머니! 평생 짐을 지고 고달프게 살았던 어머니 생각이 나서 울었다고 했다 그때부터 나는 박범신을 다르게 보게 되었다 아아 저게 바로 토종이구나 ​ ​ ​ ​ * 박경리 유고 시집 /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 ​

눈보라 / 황 지 우

장 용 길 ​ ​ 눈보라 / 황 지 우 ​ ​ 원효사 처마끝 양철 물고기를 건드는 눈송이 몇점, 돌아보니 동편 규봉암으로 자욱하게 몰려가는 눈보라 ​ 눈보라는 한 사람을 단 한 사람으로만 있게 하고 눈발을 인 히말라야 소나무숲을 상봉으로 데려가버린다. ​ 눈보라여, 오류없이 깨달음 없듯,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는 사람은 지금 후회하고 있는 사람이다. ​ 무등산 전경을 뿌옇게 좀 먹는 저녁 눈보라여, 나는 벌 받으러 이 산에 들어왔다. ​ 이 세상을 빠져나가는 눈보라, 눈보라 더 추운데, 아주아주 추운데를 나에게 남기고 ​ 이제는 괴로워하는 것도 저속하여 내 몸통을 뚫고 가는 바람 소리가 짐승 같구나 ​ 슬픔은 왜 독인가 희망은 어찌하여 광기인가 ​ 뺨 때리는 눈보라 속에서 흩어진 백만 대열을 그리는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