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베르디쉐프 작은 소망 / 김 명 자 깊은 산중 꽃이라면 참 좋겠습니다 그다지 예쁘지 않아도 애써 향기를 팔지 않아도 내 사랑 영원히 하나일 테니까 인적 없는 산속에 무심히 자란 풀이라면 차라리 좋겠습니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구름이 가면 가는 대로 내 눈길 주고픈 대로 마음 주고픈 대로 모두 주어도 짓밟히며 뜯기는 아픔일랑 없을 테니까요 첩첩 산중 바위라면 정말 좋겠습니다 내 마음 살피는 이 하나 없어도 마음 서운치 않고 세상에 뿌려진 어여쁜 시간들 가슴으로, 한 가슴으로 사랑할 수 있을 테니까 시집 : 인사동 시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