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천양희시집새벽에생각하다 2

바람의 바람으로 / 천양희

그림 / 천양희 바람의 바람으로 / 천양희 땅에 낡은 잎 뿌리며 익숙한 슬픔과 낯선 희망을 쓸어버리는 바람처럼 살았다 그것으로 잘 살았다, 말할 뻔했다 허공을 향해 문을 열어놓은 바람에도 너는 내 전율이다 생각하며 길을 걸었다 그것으로 잘 걸었다, 말할 뻔했다 바람 소리 잘 들으려고 눈을 감았다 그것으로 잘 들었다, 말할 뻔했다 바람은 나무 밑에서 불고 가지 위에서도 분다 그것으로 바람을 천하의 잡놈이라, 만할 뻔했다 천양희 시집 / 새벽에 생각하다

다소 의심쩍은 결론 / 천양희

그림 / 유영국 다소 의심쩍은 결론 / 천양희 으악새는 새가 아니라 풀이고요 용서대는 누각이 아니라 물고기라네요 날 궂은 날 때까치는 울지 않고요 잠자리는 죽어서도 날개를 접지 않는다네요 길이 없는 숲속에 근심이 없고요 파도 소리 있는 곳에 황홀이 있다네요 물은 절대 같은 물결을 그리지 않고요 돌에도 여러 무늬가 있다네요 시작해야 시작되고요 미쳐야 미친다네요 사람에게 우연인 것이 신에게는 의도적 섭리라네요 이로운 자리보다 의로운 자리가 꽃자리라네요 그러니까 모든 완성은 속박이라네요 천양희 시집 / 새벽에 생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