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 김명희 당신의 여백은 침묵이 아니다 / 조은설 당신의 여백은 나에게 참 많은 말을 한다 모서리에 앉은 나를 하염없이 귀 기울이게 하지 말보다 더 많은 말을 하는 여백 달은 아직 떠오르지 않았는데 이마가 환하다 가난한 영혼이 잠시 쉬어가는 당신의 뜨락 새벽 별들이 까치발로 걸어와 발치에 눕는다 내 간절함의 무게를 끌고 웜홀을 통과하던 기도 소리가 잠시 허리를 펴는 시간 허공의 질긴 목마름을 건너가고 있다 당신에게 가는 길 *웜홀 ; 블랙홀과 화이트홀로 연결된 우주 내의 통로 *출처 / 지성의 상상 미네르바 (2023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