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김광현 거울의 습관 / 마경덕 주름 많은 여자가 주름치마를 입고 거울 앞에 서 있어요 얼굴을 마주하면 불편한 거울과 솔직해서 속상한 여자의 사이에 주름이 있습니다 한때 미모로 주름잡던 여자는 두 손으로 구겨진 얼굴을 펴고 거울은 한사코 나이를 고백합니다 수시로 양미간에 접힌 기분은 흔적으로 남았습니다 주름진 치마는 몇 살일까요 저 치마도 찡그린 표정입니다 치마는 주름 이전만 기억하고 얼굴은 왜 주름 이후만 기억하는 걸까요 거울처럼 매끈해지려는 여자는 굳어진 표정을 마사지로 수선 중입니다 접혀서 아름다운 건 커튼과 꽃잎, 프릴과 아코디언, 사막의 모래물결, 샤페이, 기다림을 꼽는 손가락.... 거울이 겉주름을 보여줄 때 속주름은 더 깊어집니다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