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 김 수 영 남에게 희생을 당할 만한 충분한 각오를 가진 사람만이 살인을 한다 그러나 우산대로 여편네를 때려눕혔을 때 우리들의 옆에서는 어린놈이 울었고 비오는 거리에는 사십 명가량의 취객들이 모여들었고 집에 돌아와서 제일 마음에 꺼리는 것이 아는 사람이 이 캄캄한 범행의 현장을 보았는가 하는 일이었다 아니 그보다도 먼저 아까운 것이 지우산을 현장에 버리고 온 일이었다. *죽을 만큼 사랑한다는 것과 죽일 만큼 미워하는 마음이 함께 공존한 시다.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돌아온 김수영, 아내는 이종구 (선린상고 선배)랑 살림을 차렸다. 이종구가 죽자 김수영 곁으로 돌아왔다. 그후부터 아내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이 시를 쓰고난 후에 학대가 끝났다. 폭력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더 이상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