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한정미 바람과 놀다 / 나호열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이 더 많이 살고 있는 고향으로 갑니다 어느 사람은 서쪽으로 흘러가는 강이냐 묻고 어느 사람은 죽어서 날아가는 먼 서쪽하늘을 그리워합디다만 서천은 에둘러 굽이굽이 마음 적시고 꿈을 입힌 비단 강이 어머니 품속 같은 바다로 잦아드는 곳 느리게 닿던 역은 멀리 사라지고 역 앞 허름한 여인숙 어린 종씨는 어디서 늙고 있는지 누구에게 닿아도 내력을 묻지 않는 바람이 되어 혼자 울다가 옵니다 나호열 시집 / 안녕, 베이비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