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시간 2

그 손 / 김 광 규

그림 / 김 정 숙 ​ ​ ​ ​ ​​ 그 손 / 김 광 규 ​ ​ ​ ​ ​ 그것은 커다란 손 같았다 밑에서 받쳐주는 든든한 손 쓰러지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옆에서 감싸주는 따뜻한 손 바람처럼 스쳐가는 보이지 않는 손 누구도 잡을 수 없는 물과 같은 손 시간의 물결 위로 떠내려가는 꽃잎처럼 가녀린 손 아픈 마음 쓰다듬어 주는 부드러운 손 팔을 뻗쳐도 닿을락 말락 끝내 놓쳐버린 손 커다란 오동잎처럼 보이던 그 손 ​ ​ ​ ​ ​ 시집 / 시가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 ​ ​ ​

배를 매며 / 장 석 남

그림 : 김 복 동 ​ ​ ​ 배를 매며 / 장 석 남 ​ ​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등 뒤로 털썩 밧줄이 날아와 나는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는 멀리서부터 닿는다 ​ 사랑은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별 그럴 일도 없으면서 넋 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배를 매개 되는 것 ​ 잔잔한 바닷물 위에 구름과 빛과 시간과 함께 떠 있는 배 ​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함께 매어진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온종일을 떠 있다 ​ ​ 시집 :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사랑이 시작되는 과정을 배를 매는 것에 빗대여서 표현한 작품이다. ​ ​ *장석남 약력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