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세계의 명시 3

어린아이 / 빅토르 마리 위고

작품 / 한치우 ​ ​ ​ ​ ​ 어린아이 / 빅토르 마리 위고 ​ ​ ​ ​ 터키 군대가 지나간 곳은 모든 게 폐허와 멸망, 술 익는 섬나라 키오도 이제는 한낱 어두운 암초 일 뿐. 소사나무 울창했던 키오여! 흐르는 물결 속엔 수풀이 어른대고 산 언덕 옛 궁성 또한 비치고, 밤이면 때로는 춤추는 처녀들의 모습도 비춰 주더니, 키오여! ​ 모든 것은 사막, 단지 불탄 성벽 옆에 파란눈의 그리스 소년이 상처입은 머리를 숙이고 앉아 있다. 이제는 잊혀진 그 잿더미 속에서 그가 의지할 피난처는 그를 닮아 핀 한 송이 산사나무꽃. ​ 뾰족한 바위에 맨발로 서 있는 가엾은 소년아, 하늘같이 파도같이 그리도 푸른 네 눈에 어리는 눈물을 닦으려면, 네 슬픈 눈물이 기쁨과 즐거움의 빛이 되어 저 하늘 속에서 한 줄기 ..

강의 백일몽 (헤닐 강) /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사진 / 정관용 ​ ​ ​ 강의 백일몽 (헤닐 강) /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 ​ 포플러 나무들은 시들지만 그 영상들은 남긴다. ​ (얼마나 아름다운 시간인가!) ​ 포플러 나무들은 시들지만 우리한테 바람을 남겨 놓는다. ​ 태양 아래 모든 것에 바람은 수의를 입힌다. ​ (얼마나 슬프고 짧은 시간인가!) ​ 허나 그건 우리한테 그 메아리를 남긴다, 강 위에 떠도는 그걸. ​ 반딧불들의 세계가 내 생각에 엄습했다. ​ (얼마나 아름다운 시간인가!) ​ 그리고 축소 심장이 내 손가락들에 꽃핀다. ​ ​ ​ ​ 시집 / 세계의 명시 ​ ​ ​ ​ ​

석류 / 앙브루아즈 폴 투생 쥘 발레리

그림 / 기용 ​ ​ ​ 석류 / 앙브루아즈 폴 투생 쥘 발레리​ ​ ​ 알맹이들의 과잉에 못 이겨 방긋 벌어진 단단한 석류들아, 숱한 발견으로 파열한 지상의 이마를 보는 듯하다! ​ 너희들이 감내해온 나날의 태양이, 오 반쯤 입 벌린 석류들아, 오만으로 시달림받는 너희들로 하여금 홍옥의 칸막이를 찢게 했을지라도, ​ 비록 말라빠진 황금의 껍질이 어떤 힘의 요구에 따라 즙 든 붉은 보석들로 터진다 해도, 이 빛나는 파열은 내 옛날의 영혼으로 하여금 자신의 비밀스러운 구조를 꿈에 보게 한다. ​ ​ ​ *시집 / 세계의 명시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