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공원 / 정호승 그림 / 유민 서대문 공원 / 정호승 서대문 공원에 가면 사람을 자식으로 둔 나무가 있다 폐허인 양 외따로 떨어져 있는 사형 집행장 정문 앞 유난히 바람에 흔들리는 미루나무 미루나무는 말했다 사형 집행이 있는 날이면 애써 눈물은 감추고 말했다 그래 그래 네가 바로 내 아들이다 그래 그래 네가 바로 내 딸이다 그렇게 말하고 울지 말고 잘 가라고 몇날 며칠 바람에 몸을 맡겼다 정호승 시선집 /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문학이야기/명시 2022.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