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 정 호 승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려면 첩첩 연봉을 넘어야 한다. 먼 길을 가야 한다. 단 한 사람에게 가는 사랑의 여정은 만만하지 않다. 게다가 아무리 바쁘게 가더라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매번 늦은 때가 된다. 산봉우리를 넘어, 끝없는 길을 가서 너에게 다다르지만 너의 눈시울이 젖고, 울고 있다. 너무 늦게 이른 것이다. 시인은 "사랑해서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