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미안하다 / 정 호 승

푸른 언덕 2020. 11. 4. 18:07

미안하다 / 정 호 승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려면 첩첩 연봉을 넘어야 한다.

먼 길을 가야 한다. 단 한 사람에게 가는 사랑의

여정은 만만하지 않다.

게다가 아무리 바쁘게 가더라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매번 늦은 때가 된다.

산봉우리를 넘어, 끝없는 길을 가서 너에게

다다르지만 너의 눈시울이 젖고, 울고 있다.

너무 늦게 이른 것이다.

시인은 "사랑해서 미안하다"라고 울먹이며 말한다.

이 가슴 뭉클한 말은 너의 곁에서 내내 사랑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슬픔이 많은 세상이다.

그러나 당신만 울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너를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이제 우리 헤어지지 말자.

사랑을 완성하자.

시집:

<시가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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