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살짝 내린 날에 길상사를 찾았다. 길상사는 조계종 송광사(전라남도 순천)의 말사다. 연꽃잎이 환하게 반겨주었다. 꽃은 주로 7-8월에 핀다. 백석과 김영한의 애절하고 뜨거운 사랑 이야기가 떠오른다. 이곳은 196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 유명한 요정 대원각 요정이었다. 그 주인의 호는 자야라고 하는 김영한 여사였다. 만나지도 못하면서 젊은 날 사랑하던 이를 일생 동안 마음에 안고 살았다. 대원각은 그때 시가로 1,000억 원이었으니 지금 계산으로는 상상도 안 가는 금액이다. 법정 스님에게 요정 부지를 시주하여 이후에 사찰이 되었다. 기자가 큰 돈을 기증하며 아깝지 않냐고 묻자 "1,000억이 그사람(시인 백석)시 한 줄만 못하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자야는 법정 스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