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감나무와 어머니

푸른 언덕 2023. 12. 17. 23:40

 

 

 

 

감나무와 어머니

                                                        이 효

 

 

당신과 함께 심었습니다

손가락만 한 감나무

 

돌짝밭 손끝이 닳도록 함께

땅을 파내려 갔습니다

 

주님은 햇살을 끌어다 주시고

가족은 새벽을 밀었습니다

 

오늘, 그 감을 따야 하는데

당신은 가을과 함께 먼 곳으로

떠나셨습니다

 

식탁 위 접시에 올려진 감 하나

차마 입으로 깨물지 못합니다

 

한평생 자식들에게

하늘 아버지의 사랑과 헌신을

온몸으로 땅에 쓰고 가르치신 어머니

 

그렁한 내 눈은 붉은 감빛이 되었습니다

 

 

 

 

 

 

*오랜동안 블로그를 비웠습니다.

늦은 가을에 어머님을 보내고 다시 마음을 추슬러봅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2023년 마지막 겨울입니다.

블친님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