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새 / 정호승
너 없이 내가 살고
어찌 죽으랴
사나이 집 떠나면
살아 돌아오지 않는데
철쭉꽃 피면 내가 울고
찔레꽃 지면 누가 우나
깊은 강 붉은 땅 너머
너는 어디에
다시 살아오지 않는
나그네새여
저녁 해거름 쓸쓸히
땅거미 질 때마다
너 없이 내가 살고
어찌 죽으랴
정호승 시집 /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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