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지상 2

10월 / 오 세 영

그림 / 김 복 연 ​ ​ ​ ​ 10월 / 오 세 영 ​ ​ ​ 무엇인가 잃어 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을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을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 ​ ​ 오세영 시집 / 천년의 잠 ​ ​ ​ ​

너를 만나러 가는 길 / 용 혜 원

그림 / 허 필 석 ​ ​ ​ 너를 만나러 가는 길 / 용 혜 원 ​ ​ ​ 나의 삶에서 너를 만남이 행복하다 ​ 내 가슴에 새겨진 너의 흔적들은 이 세상에서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 나의 길은 언제나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 그리움으로 수놓은 길 이 길은 내 마지막 숨을 몰아쉴 때도 내가 사랑해야 할 길이다 ​ 이 지상에서 내가 만난 가장 행복한 길 늘 가고 싶은 길은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 ​ ​ ​ 시집 / 용혜원의 그대에게 주고 싶은 나의 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