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목소리 2

귀와 뿔 / 정 현 우

그림 / 정 현 순 ​ ​ ​ ​ ​ 귀와 뿔 / 정 현 우 ​ ​ 눈 내린 숲을 걸었다. 쓰러진 천사 위로 새들이 몰려들었다. 나는 천사를 등에 업고 집으로 데려와 천사를 씻겼다. 날개에는 작은 귀가 빛나고 있었다. 나는 귀를 훔쳤다. 귀를 달빛에 비췄고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다. 두 귀. 두 개의 깃. 인간의 귀는 언제부터 천사의 말을 잊었을까.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순간과 타들어가는 귀는 깃을 달아주러 오는 밤의 배려. 인간의 안으로만 자라는 귀는 끝이 둥근 칼날. 되돌려주지 않는 신의 목소리. 불로 맺혔다가 어둠으로 눈을 뜨는 안. 인간에게만 닫혀 있고 새와 구름에게 열려 있다. 목소리를 들으려 할 때 귓바퀴를 맴도는 날갯짓은 인간과 천사의 사이 끼어드는 빛의 귀. 불이 매달려 있다고 말하면 귓..

원죄 / 최 영 미

그림 / 박 광 선 ​ ​ ​ 원죄 / 최 영 미 ​ ​ 모르는 사람과 악수하지 않고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고 너무 표시내고 목소리가 크고 알아서 잘해주지 않고 눈치도 상식도 없고 높은 사람이 누군지 알지 못하고 (알아야 눈치를 보지) 신간이 나와도 책을 돌리지 않고 선배 대접을 하지 않고 후배를 챙기지 않고 (후배가 가방인가? 챙기게...) ​ 파란불이 켜지면 제일 먼저 건너고 (살 떨리는 순발력!) 젊은 애들보다 걸음이 빠르고 맛있는 건 혼자 먹는 사람 ​ 인생은 맛있는 것만 골라 먹는 뷔페가 아니야 ​ ​ 최영미 시집 / 공항 철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