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효 갤러리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 정 희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내 영혼의 요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샘솟는 기쁨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아니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이 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 있음을 알았습니다 * 고정희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