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 법 / 정호승 그림 / 명은주 밥 먹는 법 / 정호승 밥상 앞에 무릎을 꿇지 말 것 눈물로 만든 밥보다 모래로 만든 밥을 먼저 먹을 것 무엇보다도 전시된 밥을 먹지 말 것 먹더라도 혼자 먹을 것 아니면 차라리 굶을 것 굶어서 가벼워질 것 때때로 바람부는 날이면 풀잎을 햇살에 비벼 먹을 것 그래도 배가 고프면 입을 없앨 것 정끝별 밥시 이야기 / 밥 문학이야기/명시 2022.08.08
가을이 오면 / 이 효 그림 / 권 현 숙 가을이 오면 / 이 효 수국 꽃잎 곱게 말려서 마음과 마음 사이에 넣었더니 가을이 왔습니다 뜨거운 여름 태양을 바다에 흔들어 빨았더니 가을이 왔습니다 봄에 피는 꽃보다 붉은 나뭇잎들 마음을 흔드는 것은 당신 닮은 먼 산이 가을로 온 까닭입니다 멀리서 반백의 종소리가 흐릿하게 들려올 때면 무릎 꿇고 겸손하게 가을을 마중 나갑니다 신문예 109호 수록 (가을에 관한 시) 문학이야기/자작시 2021.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