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나뭇잎 3

강물로 그리는 새벽 별 / 이 효

그림 / 김 정 수 ​ ​ 강물로 그리는 새벽 별 / 이 효 ​ ​ 새벽 창가에 앉아 푸른 강물에 그림을 그립니다 흔들리는 나뭇잎으로 시를 쓰듯 절재된 마음을 그립니다 ​ 아주 오랜 세월 사랑하는 이를 잃어버린 혼절한 사랑 구름과 눈물방울 비벼서 붉은 나룻배를 그립니다 가슴속 깊이 묻어 두었던 인연 조용히 떠나보냅니다 ​ 어차피 인생이 내가 그리는 한 점에 그림이라면 이제는 슬픈 강물이 되지 않으렵니다 창가에 앉아있는 소녀는 세월을 삼키고 오늘도 푸른 강물에 마음을 그립니다 ​ ​ 휑한 마음, 새벽 별 하나 안고 홀로 걸어갑니다. ​ ​ ​ ​ 사진 / 청송 주산지

나무 한 그루 / 이 효 (자작 시)

그림 : 최 선 옥 ​ ​ 나무 한 그루 / 이 효 ​ 팔순 노모 새 다리 닮은 다리로 절뚝거리며 걷는다 저 다리로 어찌 자식들 업고 찬 강물을 건넜을까 ​ 찬바람 부는 날 아버지 닮은 나무 옆에 앉는다 영감 나도 이제 당신 곁으로 가야겠소 나무는 대답이 없다 ​ 텅 빈 공원에 쪼그만 새를 닮은 어머니 훌쩍 어디론가 날아갈까 봐 내 가슴에 푸른 나무 한 그루 부지런히 눈물로 키운다. ​ 눈에는 붉은 산이 들어앉아있다. ​ ​

이재효 갤러리 (1)

올봄에 친구랑 함께 이재호 갤러리를 방문했었다. 갤러리 속에 작품도 멋지지만 무왕리 마을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가을에 꼭 다시 찾아오자고 약속을 했었다. 다시 찾은 갤러리는 내게 실망을 주지 않았다. 가을 단풍으로 물든 갤러리 주변과 멀리 보이는 야산이 단풍들로 물들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 조각가 이재효는 조각 작품의 재료가 되는 나무와 나뭇잎, 돌 등을 이용해서 작품을 만들었다. 초기에 나뭇잎들은 주변 야산에서 할머니들이 모아오면 (임금지불) 나뭇잎들을 씻고, 찌고, 말려서, 소독을 해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봄에 방문했을 때랑 다른 점은 야외 옥상에 사슴을 비롯해서 멋진 작품들이 새로 전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 조각가 이재효는 낙엽송과 두총 나무를 비롯해서 서로 자르고, 붙이고, 깎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