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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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물리학 (상대성 원리) / 박 후 기

푸른 언덕 2020. 11. 5. 18:54

사랑의 물리학 (상대성 원리) / 박후기

나는 정류장에 서 있고

정작 떠나보내지 못한 것은

내 마음이었다

안녕이라고 말하던

당신의 일 분이

내겐 한 시간 같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생의 어느 지점에서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당신은

날 알아볼 수 없으리라

늙고 지친 사랑

이 빠진 턱 우물거리며

폐지 같은 기억들

차곡차곡 저녁 살강에

모으고 있을 것이다

하필,

지구라는 정류장에서 만나

사랑을 하고

한 시절

지지 않는 얼룩처럼

불편하게 살다가

어느 순간

울게 되었듯이,

밤의 정전 같은

이별은 그렇게

느닷없이 찾아온다

♡시집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2009 창비

시인 약력

*1968년 경기도 평택 출생

*2003 <작가세계> 등단

*시집: 종이는 나무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격렬비열도

엄마라는 공장 아내라는 감옥

♡상대성 원리♡

질량과 크기는 부피에 비례하지 않는다

들꽃 같은 쪼끔 한 계집아이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뉴턴의 사과처럼 내 심장은

쪼끔 한 그녀에게 쿵쿵거리며 굴러

떨어졌다. 첫사랑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