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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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 오세영

푸른 언덕 2022. 7. 14. 19:07

 

 

 

 

능소화 / 오세영

 

 

배신의 상처가 얼마나 컸으면 이다지도

아름답더냐.

체념의 슬픔보다 고통의 쾌락을 선택한

꽃뱀이여,

네게 있어 관능은 사랑의

덫이다.

다리에서 허벅지로, 허벅지에서 가슴으로 칭칭

감아올라

마침내

낼룽거리는 네 혀가 내

입술을 감쌀 때

아아, 숨 막히는 죽음의 희열이여.

배신이란 왜 이다지도 징그럽게

아름답더냐.

 

 

 

 

시집 / 바이러스로 침투하는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