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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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늦은 저녁 나는 / 한 강​

푸른 언덕 2021. 7. 13. 18:48

그림 / 이 국 희

 

어느 늦은 저녁 나는 / 한 강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한강 시집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