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이종석 수레 / 최금진 그의 아버지 처럼 그도 나면서부터 하반신에 수레가 달려 있었다 당연히, 커서 그는 수레 끄는 사람이 되었다 그는 폐품을 찾아 개미굴 같은 골목을 헤매고 다녔다 바퀴에 척척 감기기만 할 뿐 결코 떨어지지 않는 길을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제 자신과 함께 다녔다 지겨워한 적도, 사랑한 적도 없었다 외발, 외발, 황새처럼 골라 디디며 바닥만 보고 걸었다 아랫도리에 돋아난 다 삭아빠진 수레를 굴리며 덜덜덜 몸을 떨면서 방바닥 식은 집에 돌아오곤 했다 의심의 여지도 없이 그의 뼈 몇개는 바큇살처럼 부러져 있었다 허리춤에 붙은 손잡이를 한번도 놓아본 적 없는 그에겐 언제나 고장나고 버려진 것들이 쌓여 있었다 아무도 대신 끌어주는 이가 없었다 그리고 어느날 그는 자신의 낡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