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남해 2

신지도 / 이 효

그림 / 김 건 순 ​ ​ ​ 신지도 / 이 효 더위를 업고 달려간 신지도 수평선 위 작은 섬 하나 거울 앞에 홀로 선 내 모습 같구나 뜨거운 여름, 또 다른 섬 하나 두 다리를 오므리고 누운 모습 생명을 품은 여인의 신비한 몸 같구나 볼록한 섬이 갈라지더니 해가 오른다 얼마나 간절히 소망했던 생명인가 섬이 터트린 양수는 남해를 가득 채운다 철썩거리는 분침 소리 섬은 새벽 진통을 마치고 고요하다 하늘 자궁문이 열린 자리에는 수만 송이의 동백꽃이 피어오른다 고통의 주머니에서 꺼낸 한여름의 꿈이 화안하다 ​ ​ ​

남해 / 독일 마을

​ ​ 남해에는 남해 섬이 있다. 하루 종일 어촌 마을들을 돌아보았다. 독일 마을은 십 년 전에 둘러보았는데 다시 와서 보니 너무 아름답게 변해있었다. 예쁜 집도 많이 들어서고, 소시지 가게, 맥주 가게, 독일 빵가게, 가죽 공예점 등 많은 가게들이 화려한 모습으로 각자 문을 열었다. ​ 1960년대 조국의 근대화와 경제발전이 한창일 무렵 많은 산업 일꾼들이 광부로 간호사로 독일 땅을 밟고 젊은 청춘을 불태웠다. 간호사들은 시체를 닦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오랜 세월 타국에서 허신한 교포들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고, 독일 문화를 연계해 주고자 남해군에서 삼만여 평의 부지에 30억 원을 들여서 기반을 조성해 주었다. 택지를 분양받은 교포들이 직접 독일식으로 집을 짓기 시작했다. ​ 처음에 시작은 미흡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