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고백 2

저녁의 정거장 / 천 양 희

​ ​ ​ 저녁의 정거장 / 천 양 희 ​ ​ 전주에 간다는 것이 ​진주에 내렸다 ​독백을 한다는 것이 ​고백을 했다 ​너를 배반하는 건 ​바로 너다 ​너라는 정거장에 나를 부린다 그때마다 나의 대안은 ​평행선이라는 이름의 기차역 ​선로를 바꾸겠다고 ​기적을 울렸으나 ​종착역에 당도하지는 못하였다 돌아보니 ​바꿔야 할 것은 ​헛바퀴 돈 바퀴인 것 ​목적지 없는 기차표인 것 ​ ​ 저녁 무렵 ​기차를 타고 가다 ​잘못 내린 역에서 ​잘못을 탓하였다 ​ ​ 나는 내가 불편해졌다 ​ ​ ​ ​ 시집 / 새벽에 생각하다

나무와 새장 / 문 태 준

그림 : 이 옥 자 ​ ​ 나무와 새장 / 문 태 준 ​ 내가 소상히 아는 한 나무는 터번을 머리에 둘러 감고 있네 날마다 성전을 펼쳐든다네 옮겨 심어졌다고 내게 고백한 적이 있었네 그도 나도 다시 태어나기 위해 기도문을 외고 왼다네 턱관절은 견고하나 육식을 앓는 그 그에게는 새장이 하나 매달려 있네 내게도 하나 매달려 있네, 새장에는 차진 반죽의 아내, 피리 소리처럼 떨고 있는 딸 새장은 더 크고 둥그런 새장 속에 있네 그는 새장의 빗장을 풀고 청공으로 나아가네 한바퀴, 또 한바퀴, 연속해서 돌며 육체를 잠그지 않는 무용수처럼 ​ ​ 시집 :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