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행복 6

눈부신 햇살 / 나호열

그림 / 박삼덕 눈부신 햇살 / 나호열 아침에 눈부신 햇살을 바라보는 일이 행복하다 눈뜨면 가장 먼저 달려오는 해맑은 얼굴을 바라보는 일이 행복이다 아무도 오지 않은 아무도 가지 않은 새벽길을 걸어가며 꽃송이로 떨어지는 햇살을 가슴에 담는 일이 행복이다 가슴에 담긴 것들 모두 주고도 더 주지 못해 마음 아팠던 사랑을 기억하는 일이 행복이다 나호열 시집 / 바람과 놀다

너를 만나러 가는 길 / 용 혜 원

그림 / 허 필 석 ​ ​ ​ 너를 만나러 가는 길 / 용 혜 원 ​ ​ ​ 나의 삶에서 너를 만남이 행복하다 ​ 내 가슴에 새겨진 너의 흔적들은 이 세상에서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 나의 길은 언제나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 그리움으로 수놓은 길 이 길은 내 마지막 숨을 몰아쉴 때도 내가 사랑해야 할 길이다 ​ 이 지상에서 내가 만난 가장 행복한 길 늘 가고 싶은 길은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 ​ ​ ​ 시집 / 용혜원의 그대에게 주고 싶은 나의 시 ​ ​ ​

혼자 부르는 노래 / 이 효

그림 : 김 정 수 ​ ​ 혼자 부르는 노래 / 이 효 ​ 야자수는 혼자 노래 부른다 외딴섬에서 수평선 넘어 고향은 흐린 흑백 사진 ​ 하루 종일 숲에서 고독의 색과 소리를 찾는다 마음 밭에 붉은 불길이 고향을 향해서 일어선다. ​ 비가 그친 맑은 오후 숲은 한 방울의 눈물로 푸른 옷을 갈아입는다 기억의 장소로 떠날 준비를 한다 ​ 섬과 섬 사이 뼈마디로 다리를 놓는다 ​ 혼자 출렁이는 깊은 물결 그리움은 강물처럼 구름이 된다 ​ 야자수는 혼자 노래를 부른다. 나뭇가지로 석양에 쓰는 편지 슬프지만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

봄비 닮은 어머니 / 강 원 석

그림 : 박 규 호 ​ ​ 봄비 닮은 어머니 / 강 원 석 ​ ​ 연초록 가득 안고 비가 내리니 빗물 따라온 풋풋한 봄 내음 그 향기에 새가 울고 그 향기에 꽃이 핀다 ​ 비가 오는 봄날에는 어린 나를 바라보시던 눈빛 촉촉한 어머니의 얼굴이 떠오르고 ​ 홍매화 입술에 진달래꽃 볼을 지닌 어머니 ​ 봄비 같은 어머니 눈물로 이만큼 자라고 예쁜 꽃도 피웠는데 나로 인해 어머니는 행복하셨나 ​ 비가 오는 봄날에는 봄풀 향기 그윽한 우리 어머니 다만 그 품이 못내 그리웁다 ​ ​ 시집 :너에게 꽃이다

성공이란? 되돌려 주는 것

담장 넘지 말아라. 노란 들꽃아~~ 내가 사는 세상은 어둠이 짙다. 사람들이 변해도 너무 변했다. 심성 고운 네가 살기에는 너무 거칠다. 때로는 착한 사람도 간혹 있다. 하늘로 나는 새들 목축이고 가라고 붉은 담장 위에 물그릇 놓아주는 사람도 있다. 어쩌다 한 명씩 돌연변이 같은 사람들이다. 기어올라오지 말아라. 살만한 세상이 아니라니까 목청 아프게 말하면 쬐깜 들어라. 마음 다치고 싶으면 넘어와라. 믿는 사람들에게 받는 것은 상처뿐이다. 새벽녘 이슬 같은 사랑으로 맹세하고, 마음 녹여놓고 쪼로롱 마음 변해 멀리 도망가는 게 사랑이더라. 누런 상처만 남는 게 세상이더라. 나도 너처럼 철없던 시절 사랑이 세상에 전부인 줄 알고 철창에 목을 매달았다. 그런데 세상은 사랑이 전부가 아니더라. 그때는 부모님 말..

해바라기 (국수리 어머님 그림)

해바라기 ​ 국수리 어머님의 따끈한 그림이 도착했다. 친한 동생의 어머님이시다. 연세는 여든일곱 이시다. 가난하고 강직한 공무원의 아내로 사셨는데 일찍 남편을 여의시고 2남 1녀를 홀로 키우셨다. ​ 손재주가 뛰어나셔서 이웃들의 결혼식이 있을 때 밤, 대추로 폐백 음식을 산처럼 멋지게 쌓으셨단다. 동네 사람들 칭찬이 부끄러우셨단다. 세 자녀들의 옷을 아기 때부터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손수 만들어 입히셨다. 시장에서 천을 떠다가 눈짐작으로 신문지에 재단을 하시고 옷을 만들어 입히셨단다. ​ 뜨개질도 잘하셔서 겨울에 코트를 떠서 입히셨단다. 어린 자식들 귀 시릴까 봐 모자도 손수 떠서 씌워주셨는데 앞에 챙이 나온 모자는 책받침을 오려서 넣으셨다고 한다. ​ 평소에 땅을 놀리는 것을 죄로 여기신 어머님은 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