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팔순 2

할미꽃과 어머니의 노을 / 최 효 열

그림 : 박 인 선 ​ ​ 할미꽃과 어머니의 노을 / 최 효 열 ​ ​ 어머니는 살아서도 할미꽃, 굽어진 등 너머 팔순세월 마디마디 새겨진 사연 아버지 무덤에서 핀다 당신을 여의고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 감내하며 살아 온 길, 미운 정 고운 정 곱씹으며 푸념 담아 당신에게 올리는 잔 추억으로 피는 그리움이라고, 사랑이라고 살아서도 할미꽃으로 핀다 변화하는 세월 저 깊은 곳에 담겨진 보릿고개보다 외로움을 삭히셨을 눈물로 보낸 세월이 소리 없는 아픔으로 가득한데 산새 사랑가 오리나무에 걸터앉아 울고 오던 길 더듬는 어머니 머리위로 이는 붉은 노을이, 서산으로 어머니의 노을이 진다.

조명자 개인전 (수채화)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듯이 누구나 곱게 늙어가고 싶어 한다. 나도 역시 곱게 늙어가고 싶다. 아니 곱게 익어가고 싶다. 경인 미술관 앞에서 우연히 발걸음이 멈추었는데 그곳에서 가을 단풍처럼 곱게 익어 열매를 맺으신 팔순의 노화가를 만났다. ​ 조명자 선생님은 10여 년 전, 어느 날 문득 아트센터 수채화반에 나가면서 젊은 화우들과 어울려서 뒤늦게 시작한 그림 공부가 삶의 전부가 되셨다고 한다. 한 점, 두 점, 쉼 없이 작업해온 작품들을 올해 팔순을 맞이하여 세상에 내놓으셨다고 한다. 전시장에는 아들, 딸, 손주들까지 모두 나와서 노화가의 개인전을 축하해 주고 있었다. ​ 아름다운 수채화가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곱고 단아하게 늙어가는 노화가의 모습과 함께 자리를 지키는 가족들의 단란함이 한 폭의 따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