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파도 5

바닷가 / 오세영

그림 / 신범승 바닷가 / 오세영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어둠 속으로 고이는 빛이 마침내 밝히는 여명,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자가 얻는 충족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슬프고 외롭거든 바닷가, 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 홀로 견디는 것은 순결한 것,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 거기 있다 시집 / 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

파아노 / 전봉건

그림 / 최연재 파아노 / 전봉건 피아노에 앉은 여자의 두 손에서는 끈임없이 열마리씩 스무마리씩 신선한 물고기가 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 쏟아진다 나는 바다로 가서 가장 신나게 시퍼런 파도의 칼날 하나를 집어 들었다 *전봉건 시집 / 백개의 태양 *전봉건 시인 195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문학가 *1928년 평남 안주 출생 *1946년 아버지 따라서 월남 *1950년 서정주와 김영랑 추천으로 문단에 나옴 시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 종 해

그림 : 김 미 영 ​ ​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 종 해 ​ ​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살아가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 시집 :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파도 / 목 필 균

​ 파도 / 목 필 균 ​ 누구의 채찍이 그리도 무서웠을까 거대한 바위섬을 향해 무작정 돌진하던 파도는 산산이 부서지며 게거품을 물고 까무러쳤다가 다시 독을 품고 달려든다 그러다가 시퍼렇게 그러다가 시퍼렇게 가슴에 멍만 들어 페리호 뱃전에 머리를 박고 두 발을 구르며 떼를 쓰다 눈물도 못 흘린 채 스러져 버린다 누구의 채찍이 그리도 무서웠을까 ​ ​ 1946년 함양 출생 춘천교육대학졸업, 성신여대교육대학원졸업 ​ 1972년 신춘문예 단편 강원일보당선 1975년 신인문학상 중편소설 세대지 시집 :풀꽃 술잔 나비

바닷가에서 / 오세영

​ 바닷가에서 / 오세영 ​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어둠 속으로 고이는 빛이 마침내 밝히는 여명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는 자가 얻는 충족이 거기있다 ​ 사는 길이 슬프고 외롭거든 바닷가 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 홀로 견디는 것은 순결한 것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 거기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