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텃밭 2

정릉천 따라 걷기

코로나로 인해서 여행도 자유롭게 갈 수 없고 문화 공연도 취소되고, 송년 모임도 취소되고 내가 최근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동네를 매일 산책하는 일이다. 그런데 매일 같은 곳, 같은 장소를 걷는 일도 너무 지루한 것 같다. 사람들은 매일 잘도 걷는데 호기심이 강한 나는 자꾸 집 주변을 벗어난다. 오늘은 정릉천을 따라서 걸어보았다. 이 동네는 또 어떤 풍경을 내게 보여줄까? 벌써부터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정릉천 보행자 통로 정릉천 자건거 도로 삼각산 계곡물이 내려와서 월곡천을 만난다. 귀여운 버섯 닮은 모자들 개천 바닥에 돌들이 많이 깔려있다. 얼마 내려가지 않아서 나무다리가 보인다. 호기심이 생겨서 다리를 건너가 보았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 하천 위에서 찍은 공업사 요즘 서울에서 이런 풍경을 보다니..

돌짝밭의 싹

그래도 나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보름이 지나도 땅속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옥토라면 벌써 싹이 나고 또 나왔을 시간이다. 그렇게 씨앗을 심은 지 한 달하고 보름 정도가 지났다. 힘없는 싹들이 비실비실 올라오기 시작한다. 나는 부지런히 걸음도 주고, 물도 주었다. 나의 정성에 돌짝밭이 드디어 반응을 한다. 어린 케일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너무 감격스럽고 사랑스럽다. 어린싹들이 돌짝밭으로 머리를 들고 올라오느라 얼마나 인내를 했을까? 그 후로 더 정성껏 물을 주었다. 나의 노력에 응답이라도 하듯이 케일이 쑥쑥 자랐다. 오늘은 감격스러운 날이다. 처음으로 케일 잎을 수확한다. 조심스럽게 잎을 몇 장 땄다. 저녁 밥상에 올릴 생각이다. 어린 배춧잎도 올라온다. 너무 촘촘히 심은 것 같아서 사이사이를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