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이성복시인 2

라라를 위하여 / 이성복

그림 / 최금란 라라를 위하여 / 이성복 지금, 나뭇잎 하나 반쯤 뒤집어지다 바로 눕는 지금에서 언젠가로 돌아누우며 지금, 물이었던 피가 물로 돌아가길 기다리는 지금 내게로 들어와 나를 벗으며 지금, 나 몰래 내 손톱을 밀고 있는 그대 손톱 끝에서 밀리는 공기의 저쪽 끝에서도 밀리는 그대, 내 목마름이거나 서글픔 가늘게 오르다가 얇게 깔리며 무섭게 타오르는 그대 나는 듣는다, 그대 벗은 어깨를 타고 흘러 떨어지는 빛다발에 환호歡呼 잔뜩 물오른 그대의 속삭임 어디서 그대는 아름다운 깃털을 얻어 오는가 초록을 생각하면 초록이 몸에 감기는가 분홍을 생각하면 분홍이 몸에 감기는가 무엇이 그대 모가지를 감싸 안으며 멋진 마후라가 되는가 날 때부터 이쁜 마음을 몸에두른 그대는 행복하여라 행복한 부리로 아스팔트를 쪼..

입술 / 이 성 복

그림 / 석운 ​ ​ ​ 입술 / 이 성 복 ​ ​ 우리가 헤어진 지 오랜 후에도 내 입술은 당신의 입술을 잊지 않겠지요 오랜 세월 귀먹고 눈멀어도 내 입술은 당신의 입술을 알아보겠지요 입술은 그리워하기에 벌어져 있습니다 그리움이 끝날때까지 닫히지 않습니다 내 그리움이 크면 당신의 입술이 열리고 당신의 그리움이 크면 내 입술이 열립니다 우리의 입술은 동시에 피고 지는 두 개의 꽃나무 같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