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오늘 2

의문들 / 심보 선

​ 의문들 / 심 보 선 ​ 나는 즐긴다 장례식장의 커피처럼 무겁고 은은한 의문들을: 누군가를 정성 들여 쓰다듬을 때 그 누군가의 입장이 되어본다면 서글플까 언젠가 누군가를 환영할 준비가 된 고독은 가짜 고독일까 일촉즉발의 순간들로 이루어진 삶은 전체적으로는 왜 지루할까 몸은 마음을 산 채로 염(殮) 한 상태를 뜻할까 내 몸이 자꾸 아픈 것은 내 마음이 원하기 때문일까 누군가 서랍을 열어 그 안의 물건을 꺼내먼 서랍은 토하는 기분이 들까 내가 하나의 사물이라면 누가 나의 내면을 들여다봐줄까 층계를 오를 때마다 왜 층계를 먹고 싶은 생각이 들까 숨이 차오를 때마다 왜 숨을 멎고 싶은 생각이 들까 오늘이 왔다 내일이 올까 바람이 분다 바람이여 광포해져라 하면 바람은 아니어도 누군가 광포해질까 말하자면 혁명은..

오늘

오늘 / 김선우 ​ 여기는 경유지가 아니다. ​ 여기를 저 높은 문을 위해 인내해야 하는 경유지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있다면 침묵할 것을 요청한다. ​ 나는 내 책상 위에 최선을 다해 오늘의 태양을 그린다. ​ 여기는 내일로 가는 경유지가 아니다. ​ 나는 날마다 꽃핀다. ​ 내 말을 완전히 이해하는 나의 태양과 함께. ​ 다른 사람이 보기에 덜 핀 꽃이어도 나는 여기에서 완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