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어버이날 2

코로나 시대 생일 풍속도 (風俗圖)

​ 5월은 가족 행사가 참 많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친정어머님 생신까지 포함되어 있다. 항상 어머니 생신은 형제 자매들이 함께 모여서 식사를 하고 담소를 나누고 헤어졌는데 코로나 시대 이후로는 그것마저도 허락되지 않았다. ​ ​ 사적 모임 5인 이상 집합 금지에 따라서 직계 가족일 경우 5인 이상 모여도 가능하다고 했다. 직계 가족이라 본인 기준으로 부모, 조부모, 자녀, 손주, 며느리, 사위 등이 직계 가족에 포함된다. ​ 형제나 자매 남매끼리는 직계 가족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자매는 따로 어머님을 찾아뵈었다. 여동생이 케이크를 사들고 와서 먼저(금) 어머님 생신을 축하해 드렸다. ​ ​ 아들과 며느리가 꽃을 심어놓고 어머니와 집에서 가정식으로 식사를 마쳤다. ​ ​ 여동생이 ..

거미줄에 은구슬 / 이 효

​ ​ ​ 거미줄에 은구슬 / 이 효 ​ ​ 비 갠 아침 거미줄에 매달린 은구슬 누런 고무줄보다 질긴 바람에도 펄럭이고 나부꼈을 거미줄 같은 엄마의 하루 ​ 한평생 끊어질 듯 말 듯한 거미줄 닮은 엄마 목에 투명한 은구슬 따다가 살짝 걸어 드렸더니 거미줄에 엄마 눈물 매달린다 ​ 열 손가락 활짝 펴서 엄마 나이 세어 보다가 은구슬 세어 보다가 떨어지는 은구슬 안타까워 살며시 손가락 집어넣는다 ​ 산 입에 거미줄 치겠니 하던 엄마의 목소리 멀어질 때 아침 햇살에 엄마 나이 뚝 하고 떨어진다. ​ ​ ​ 신문예 107호, 2021 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