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숨소리 2

바닷가에 대하여 / 정 호 승

그림 / 이 효 경 ​ ​ ​ 바닷가에 대하여 / 정 호 승 ​ ​ ​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

사랑이 올 때 / 나 태 주

그림 / 염 복 순 ​ ​ ​ 사랑이 올 때 / 나 태 주 ​ ​ 가까이 있을 때보다 멀리 있을 때 자주 그의 눈빛을 느끼고 ​ 아주 멀리 헤어져 있을 때 그의 숨소리까지 듣게 된다면 분명히 당신은 그를 사랑하기 시작한 것이다 ​ 의심하지 말아라 부끄러워 숨기지 말아라 사랑은 바로 그렇게 오는 것이다 ​ 고개 돌리고 눈을 감았음에도 불구하고. ​ ​ ​ 시집 / 나태주 대표 시선집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