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섬에관한시 3

슬픔이 빛어낸 빛깔 / 최경선

그림 / 방선옥 슬픔이 빛어낸 빛깔 / 최경선 저토록 도도한 빛깔을 본적 없다 했다 한때는 핓빛처럼 고운 그 꽃잎이 눈부셔 까닭 없이 울었다 했다 애타게 향기로운 척해보고 꿈꾸듯 별을 품어 토해내고 알 수 없는 허허로움에 목메던 시절이었노라고 빛바래고 바래다, 오지게 말라비틀어져 가는 그 모양이 당신 모습 같아 더 섧고도 서럽다 했다 하다 하다, 끝내는 열정과 슬픔 버무린 듯한 저 도도함이 눈물겹지 않으냐며 옹이 박힌 등허리 성스럽게 웅크리며 그녀 고요히 똬리를 튼다 최경선 시집 / 그 섬을 떠나왔다 *붙임성 댓글은 정중하게 사양합니다.

함박이라는 섬 / 김미선

그림 / 정유경 함박이라는 섬 / 김미선 내 어린 그때 우주만큼 큰 몸집이었지 이제는 갈수록 작아져서 손바닥으로 가려도 되는 먼지가 되어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섬 아닌 섬 푸르고 넓은 바다는 사라지고 내 가슴속에 가시로 남아 지나간 세월을 찔러대는 잃어버린 첫사랑의 이름 함박도 김미선 시집 / 바위의 꿈 섬 시인 *1960년 경남 통영 출생 *2005 등단 *시집 *산문집

섬 / 이 생 진

그림 / 배 매 순 ​ ​ ​ 섬 / 이 생 진 ​ ​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 저 섬에서 한 달만 뜬눈으로 살자 ​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눈으로 살자 ​ ​ ​ ​ 섬 / 정 현 종 ​ ​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 ​ ​ ​ 섬 / 문 태 준 ​ 조용하여라 저 가슴 꽃 그림자는 물속에 내렸다 누구도 캐내지 않는 바위처럼 두 손을 한가운데에 누구든 외로워라 매양 사랑을 묵상하는 저 섬을 ​ ​ ​ ​ 섬 / 이 효 ​ 울고 싶어 섬에 왔다 울 수가 없었다 나보다 먼저 와서 울고 있는 저 노을이 붉다 어깨 흐느끼는 물결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뜨거운 밤을 잔물결로 떨었다 눈썹에서 작은 섬 하나 떨어져 나갔다 ​ ​ 남해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