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방향 2

환절기 / 조은영

그림 / 이종석 ​ ​ ​ ​ 환절기 / 조은영 ​ ​ ​ 잠들지 못한 사람들이 수화기를 쥐고 있다 너는 물이 많은 사주를 가졌구나 발이 땅에 닿지 않아 뿌리째 연결음에 매달린 사람들 생활의 자전 속에 자꾸 넘어지는 마음 밤이 등을 돌려 울고 있는 달을 안고 있다 ​ 주먹을 쥐고 울어도 손아귀는 힘이 없어 마르지 않는 바닥에서 미끄러지는 나날 ​ 축축한 손의 질기로 흙을 빚는다 눈물을 담을 수 있는 잔만큼 손끝으로 넓이와 깊이를 만든다 물레의 방향에 끌려가지 않도록 지탱하는 왼손 오른 손가락 끝에 힘을 모은다 ​ 물레가 돈다 원심력을 손끝으로 끌어 올린다 절정에 다다른 기물 자름실은 물레의 반대 방향으로 지나간다 질기가 만든 잔을 가마에 넣는다 ​ 손끝에 힘을 준다 원을 그리며 춤을 춰야지 방향을 바꿔 ..

바람이고 싶다 / 전길중

그림 / 문지은 바람이고 싶다 / 전길중 안개꽃에 둘러싸인 장미꽃 그 속에 잠든 바람이고 싶다 잠시도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더우나 추우나 떨림을 지니고 누군가에 안기고 싶은 바람이다 꾸밈없는 얼굴 투명한 마음 신성한 야성 잠시의 멈춤도 허용되지 않아 방향을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떠도는 바람이다 지치면 어느 숲에 머물러 아픔을 다독이는 바람이고 싶다 *바람은 멈추는 순간 죽음이다 시집 / 그까짓게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