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머리결 2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中에서)

그림 / 서명덕 ​ ​ ​ ​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中에서) ​ ​ '벌거벗은' 당신은 그대 손만큼이나 단아합니다. 보드랍고 대지 같고 자그마하고 동그랗고 투명하고 당신은 초승달이요 사과나무 길입니다. '벌거벗은' 당신은 밀 이삭처럼 가냘픕니다. '벌거벗은' 당신은 쿠바의 저녁처럼 푸릅니다. 당신 머리결에는 메꽃과 별이 빛납니다. '벌거벗은' 당신은 거대하고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여름날의 황금 성전처럼. ​ ​ ​​ ​

그녀가 보고 싶다 / 홍 해 리

​ 그녀가 보고 싶다 / 홍 해 리 크고 동그란 쌍거풀의 눈 살짝 가선이 지는 눈가 초롱초롱 빛나는 까만 눈빛 반듯한 이마와 오똑한 콧날 도톰하니 붉은 입술과 잘 익은 볼 단단하고 새하얀 치아 칠흑의 긴 머릿결과 두 귀 작은 턱과 가는 허리 탄력 있는 원추형 유방 연한 적색의 유두 긴 목선과 날씬한 다리 언뜻 드러나는 이쁜 배꼽 밝은 빛 감도는 튼실한 엉덩이 고슬고슬하고 도톰한 둔덕 아래 늘 촉촉 젖어 잇는 우윳빛 샘 주렁주렁 보석 장신구 없으면 어때, 홍분 백분 바르지 않은 민낯으로 나풀나풀 가벼운 걸음걸이 깊은 속내 보이지 않는 또깡또깡 단단한 뼈대 건강한 오장육부와 맑은 피부 한번 보면 또 한 번 보고 싶은 하박하박하든 차란차란하든 품안에 포옥 안기는, ​ ​ 시집 / 봄, 벼락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