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러시아그림이야기 2

바실리 트로피닌의 소녀들(러시아 그림 이야기)

레이스 뜨는 여인, 1823년, 바실리 트로피닌, 캔퍼스 유채, 4.7×59.3cm, 트레차코프 미술관, 모스크바 ​ 황금 자수를 놓는 여인, 1826년, 바실리 트로피닌 (1776~1857), 캔버스에 유채, 81.3×63.9cm, 트레차코프 미술관, 모스크바 ​ 바실리 트로피닌의 소녀들 ​ 눈이 예쁜 소녀들이 우릴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일하던 손을 멈추고 얼굴을 돌려 부드럽고 다정다감한 눈빛을 보낸다. 그리고 자기에게서 시선을 떼지 말라고 속삭인다. ​ 눈빛은 소리 없이 표현되는 최상의 언어다. ​ 잘 익은 복숭아 볼에 분홍빛 생기를 넣고, 예쁘게 부풀어 오른 입술에 살짝 붉은빛을 물들이며, 미소 짓는 도툼한 입매에 새침함을 덧칠하고, 적당히 솟은 콧날로 얼굴 전체에 귀품을 입힌다. 매끈한 소녀의 ..

마법의 묘약, 바쿠스 / (러시아 그림 이야기)

마법의 묘약, 바쿠스 / 표도르 부르니 19세기 러시아 화가 브루니가 그린 (바쿠스)는 술 잘 마시는 러시아 사람들의 열성을 잘 표현 하고 있는 그림이다. 수 세기를 거쳐 수많은 애주가 팬을 확보한 술의 신 바쿠스! 브루니의 바쿠스는 반쯤 풀린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입꼬리를 살짝 올려 끈적한 눈빛을 보낸다. "포도주 한잔할래?" 이미 무르익은 바쿠스의 취기와 왼손에서 흘러 내리는 포도주가 너무도 사실적이다. 모스크바 트레차코프 국립 미술관 한 벽면을 장식 하며 많은 애주가의 술샘을 자극하는 브루니의 아주 짜릿한 그림이다. 정말로 바쿠스의 끈적한 눈빛에 화답하며 흘러 넘치는 포도주 한 잔에 "치어스"를 살며시 외치고 싶어진다. 하지만 진정한 러시아 주당들은 그림 속 바쿠스를 쳐다보며 안타까이 중얼거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