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담장 2

담장 안의 남자 / 이 효

그림 : 김 정 수 ​ ​​ ​ 담장 안의 남자 / 이 효 ​ ​ 담장 밖에서 들려오는 수다 소리 남자가 하루 세끼 쌀밥 꽃만 먹는다 내게 말을 시키지 않으면 좋겠어 드라마를 보면 왜 찔찔 짜는지 ​ 남자는 억울하단다 죄가 있다면 새벽 별 보고 나가서 자식들 입에 생선 발려 먹인 것 은퇴하니 투명인간 되란다 한 공간에서 다른 방향의 시선들 ​ 담장이 너무 높다 기와가 낡은 것을 보니 오랫동안 서로를 할퀸 흔적들 흙담에 지지대를 세운다 ​ 나이가 들수록 무너지는 담을 덤덤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여자 남자는 거울 속 여자가 낯설다 ​ 벽에다 쏟아부었던 메아리 담장 안의 남자와 담장 밖의 여자 장미꽃과 가시로 만나 끝까지 높은 담을 오를 수 있을까 ​ ​ ​ ​ ​ ​

담장 안 목련 / 강 애 란

그림 : 정 금 상 ​ ​ 담장 안 목련 / 강 애 란 ​ 지난밤 담장 아래로 내려앉은 그녀 한껏 피었다가 몇 날이나 허허롭게 웃었을까 ​ 구름 속 달빛의 손길 그녀의 귓가를 입술을 두 뺨을 쓸어내릴 때 온몸 흔드는 꽃샘바람에 휘청거리며 몇 날이나 소리 없이 울었을까 ​ 떨어지는 꽃잎들 담장 안은 한철 머물다 가는 장례식장이다 ​ ​ 시집 : 조금 쉬어가며 웃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