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능금나무 2

그 사랑에 대해 쓴다 / 유 하

그림 / 김 정 수 ​ ​ ​ 그 사랑에 대해 쓴다 / 유 하 ​ ​ ​ 아름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노을을 바라보며 노을빛 열매를 낳은 능금나무처럼 ​ 한 여자의 미소가 나를 스쳤을 때 난 그녀를 닮은 사랑을 낳고 싶었다 점화된 성냥불빛 같았던 시절들, 뒤돌아보면 그 사랑을 손으로 빚고 싶다는 욕망이 얼마나 많은 열정의 몸짓들을 낳았던 걸까 그녀를 기다리던 교정의 꽃들과 꽃의 떨림과 떨림의 기차와 그 기차의 희망, 내가 앉았던 벤치의 햇살과 그 햇살의 짧은 키스 밤이면 그리움으로 날아가던 내 혀 속의 푸른 새 그리고 죽음조차도 놀랍지 않았던 나날들 ​ 그 사랑을 빚고 싶은 욕망이 나를 떠나자, 내 눈 속에 살던 그 모든 풍경들도 사라졌다 바람이 노을의 시간을 거두어 가면 능금나무..

노을 / 홍해리

세인트조셉 / 미시간 ​ ​ 노을 / 홍해리 보내고 난 비인 자리 그냥 수직으로 떨어지는 심장 한 편 투명한 유리잔 거기 그대로 비치는 첫이슬 빨갛게 익은 능금나무 밭 잔잔한 저녁 강물 하늘에는 누가 술을 빚는지 가득히 고이는 담백한 액체 아아, 보내고 나서 혼자서 드는 한 잔의 술 ​ ​ ​ 홍해리 시인 / 약력 ​ * 충북 청주에서 출생(1942년)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1964년) 1969년 시집 를 내어 등단함. ​ ​ ​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