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눈빛 4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ᆞ1 / 용 혜 원

그림 / 강 풀 ​ ​ ​ ​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ᆞ1 / 용 혜 원 ​ ​ ​ ​ 그대를 만나던 날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 착한 눈빛, 해맑은 웃음 한마디, 한마디의 말에도 따뜻한 배려가 있어 잠시 동안 함께 있었는데 오래 사귄 친구처럼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 내가 하는 말들을 웃는 얼굴로 잘 들어주고 어떤 격식이나 체면 차림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하고 담백함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 그대가 내 마음을 읽어주는 것만 같아 둥지를 잃은 새가 새 둥지를 찾은 것만 같았습니다 짧은 만남이지만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오랜만에 마음을 함께 맞추고 싶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 마치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꽃 한 다발을 받은 것보다 더 행복했습니다 ​ 그대와 함께 있으면 있을수록 더 좋은 사람입니다 ​ ​ ​..

사랑이 올 때 / 나 태 주

그림 / 염 복 순 ​ ​ ​ 사랑이 올 때 / 나 태 주 ​ ​ 가까이 있을 때보다 멀리 있을 때 자주 그의 눈빛을 느끼고 ​ 아주 멀리 헤어져 있을 때 그의 숨소리까지 듣게 된다면 분명히 당신은 그를 사랑하기 시작한 것이다 ​ 의심하지 말아라 부끄러워 숨기지 말아라 사랑은 바로 그렇게 오는 것이다 ​ 고개 돌리고 눈을 감았음에도 불구하고. ​ ​ ​ 시집 / 나태주 대표 시선집 ​ ​ ​

연꽃 / 오 세 영

그림 : 강 애 란 ​ ​ 연꽃 / 오 세 영 ​ 불이 물속에서 타오를 수 있다는 것은 연꽃을 보면 안다. 물로 타오르는 불은 차가운 불, 불은 순간으로 살지만 물은 영원을 산다. 사랑의 길이 어두워 누군가 육신을 태워 불 밝히는 자 있거든 한송이 연꽃을 보여 주어라. 닳아 오르는 육신과 육신이 저지르는 불이 아니라. 싸늘한 눈빛과 눈빛이 밝히는 불, 연꽃은 왜 항상 잔잔한 파문만을 수면에 그려 놓는지를 ​ ​ ​ ​

바실리 트로피닌의 소녀들(러시아 그림 이야기)

레이스 뜨는 여인, 1823년, 바실리 트로피닌, 캔퍼스 유채, 4.7×59.3cm, 트레차코프 미술관, 모스크바 ​ 황금 자수를 놓는 여인, 1826년, 바실리 트로피닌 (1776~1857), 캔버스에 유채, 81.3×63.9cm, 트레차코프 미술관, 모스크바 ​ 바실리 트로피닌의 소녀들 ​ 눈이 예쁜 소녀들이 우릴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일하던 손을 멈추고 얼굴을 돌려 부드럽고 다정다감한 눈빛을 보낸다. 그리고 자기에게서 시선을 떼지 말라고 속삭인다. ​ 눈빛은 소리 없이 표현되는 최상의 언어다. ​ 잘 익은 복숭아 볼에 분홍빛 생기를 넣고, 예쁘게 부풀어 오른 입술에 살짝 붉은빛을 물들이며, 미소 짓는 도툼한 입매에 새침함을 덧칠하고, 적당히 솟은 콧날로 얼굴 전체에 귀품을 입힌다. 매끈한 소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