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중랑천 2

죽기 싫으면 걸어라

죽기 싫으면 걸어라. 게으른 나에게 자극을 주려고 제목을 강하게 지었다. "아침 산책"으로 제목을 지었다가 지웠다. ​ 조금 자극적인 제목을 붙여야 운동을 열심히 할 것 같아서 ~~♡ 마음에 든다. ㅎㅎ ​ 비가 보슬보슬 내린다. 우산을 쓰고 아침 산책을 나왔다. 사람들이 비 맞고 운동하기 싫은지 조금밖에 없다. 시원하다. ​ 중랑천에 물이 많이 불었다. 어릴 적 기억이 난다. 홍수가 나면 돼지, 강아지가 떠내려갔다. ​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잣나무 숲길이다. 여름에는 땡볕에서 그늘을 만들어 주고 비가 조금 오면 우산이 되어준다. 무뚝뚝한 서방님보다 매너가 좋다. ​ 자전거 도로도 텅텅 비었다. 미국 간 친구가 자전거 선물로 주고 갔는데 바퀴에 바람이 다 빠진 것 같다. 언제쯤 탈까? 친구야, 미안혀 ​ ..

장마, 갈까? 말까?

장마가 참 오래간다. 친구랑 아침 산책을 같이 나가기로 약속했는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갈까? 말까? 가자! 옷은 빨면 그만이지 그래 맞다 우리는 우산을 쓰고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걷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기분이 훨씬 좋았다. 어릴 적에 동네 친구들이랑 비를 쫄닥 맞으며 노는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친구랑 동심으로 돌아갔다. 중랑천 뚝방길 천에 물이 가득 불었다. 작은 보에서 물이 쏟아진다. 다리 위에서 물이 시원하게 떨어진다. 아슬아슬하게 나무가 물에 잠긴다. 세상이 온통 깨끗해졌다. 마가목 ^^ 바람과 물에 쓰러진 풀들 물에 비치는 아파트가 아름답다. 장마는 순식간에 물이 불어 오른다. 천이 아니라 물이 많아 한강 같다. 자전거 타고 시원하게 달리는 아저씨 물고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