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이 폈어 / 이 효 그림 / 김 영 희 작약이 폈어 / 이 효 엄마는 작약을 보며 전화기에 귀를 건다 엄마, 왜? 작약이 얼굴을 내민다 발자국 소리가 사라진 엄마의 마당 숙아, 준아, 덕아, 떨어지는 꽃잎에 불안한 내일이 여위어간다 작, 약, 이, 폈, 어, 늘어지는 녹음 테프 정원 한가득 자식들 이름은 색을 입는다 이효 시집 / 당신의 숨 한 번 문학이야기/자작시 2022.12.12
당신의 숨 한 번 / 이 효 해설 ‘숨’과 ‘쉼’의 풍경을 읽다 나호열 (시인 · 문학 평론가)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은 이렇게 말했다. “세상을 보는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 하나는 기적이 없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며, 또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기적奇跡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한다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 인과의 법칙을 넘어서서 이루어지는 것, 어떤 절망적 상황이 순식간에 극복되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것은 기적이 필요하지 않은 평온한 삶이다. 기적이 요구되지 않는 삶, 언제든 쉬고 잠잘 수 있는 집이 있고, 언제든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 넉넉한 양식糧食이 비축되어 있는, 어찌 보면 판에 박힌 쳇바퀴를 돌리는 삶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하.. 문학이야기/자작시 2022.12.09